대의면 평촌마을
「들말」「들한실」「들마실」로 부르는 들가운데 위치한 마을이다. 한실골의 중간지점이며 남쪽으로 산이 가까운데 대나무와 노송 등이 섞인 동네 숲은 동북을 둘러막아서 얼른 보아서는 동네가 안보이게 돼 있다. 한여름 피서지로서 널리 알려진「척서정(滌暑亭 더위기운을 씻어 버린다는 뜻)」이 있다. 「보밑또랑」이니「숲밑또랑」이라 불리는데 개울물이 넉넉한 이곳은 삼동에도 가장자리로 살얼음만 약간 얼뿐이고 여름에는 햇빛이 들지 않는 숲 속의 웅덩이라 잠시만 들어앉아도 숨이 막힐 정도로 차갑고 청정하고 영험 있는 물이라고 말한다. 이 마을 어귀에(지금 한길 옆)는 옛날에는「쇠마구주막」이라는 주막집이 두어 집 있었는데 이 집은 소마구간이 딸려 있는 여인숙인 셈이다. 닷새걸이로 서는 삼가장에서 소를 사몰고 걸어서 의령까지 가는 소장수나 의령장에서 다시 삼가장으로 가는 소몰이꾼은 이 들한실에 닿으면 어둡살이가 들게 되면 험하고 무서운 한티재(大谷峴)를 넘자니 반드시 화적이나 도둑을 만날 것이라서 할 수 없이 이 주막에 소도 매고 사람도 같이 자게되며 먼동이 트는 새벽길을 나서게 되는 것이다. 닷새걸이로 몇 마리의 소와 소장수가 자고 가는 이 주막은 이 마을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으며 세상물정과 바깥소식도 듣게 되었다고 한다. 죽림재(竹林齋) 재실을 가진 밀양 박(朴)씨가 터 잡았다고 하며 10대 이상 살아 왔지만 지금은 대여섯 집으로 줄었고 이씨, 김씨 등 여러 성바지가 살고 있다.